2020-01-21 09:37

'고래고기'로 터진 검·경 갈등...황운하 "억지 의혹제기에 한숨만"

이윤기 기자

AT4I2979.jpg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포레스트 DB ⓒ forest-news



2017년 검·경 갈등이 촉발된 '고래고기 환부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하명수사' 의혹 제기로 또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 전 시장은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자신을 수사했던 것에 대해 "청와대가 공권력을 동원해 민심을 강도질한 전대미문의 악랄한 권력형 범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 수사 의혹은 한국당이 지난해부터 제기해 검찰에 고발한 사건으로 최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해 선거·정치사건을 주로 수사하는 공공수사2부에 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전 시장은 "이런 짓을 일개 지방경찰청장 혼자 독자적으로 판단해 저질렀을 리가 없다는 것이 일반상식에 부합하며 분명히 황운하씨 뒤에 든든한 배경이 있었을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황 청장은 "무책임하게 의혹을 부풀리는 어느 정치인의 주장은 저를 한숨짓게 만든다"며 "그분과는 달리 책임있는 공직자 신분인 저는 꾹 참고 있다"고 전했다.


황 청장은 "이미 오래 전 확인되었던 사실들이 왜 이제서야 마구 부풀려져서 가짜뉴스와 함께 보도되는지 의문이 생긴다"며 "억지로 의혹을 만들어보려고 안달이 난 모습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모두 냉정을 되찾고 차분히 검찰수사를 지켜보면 좋겠다. 누차 밝힌 바대로 당장이라도 검찰수사를 받을 용의가 있다"며 "누구든 쓸데없이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불신과 혐오를 키우는 악성 여론몰이를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황 청장은 올해 4월 9일 울산지검이 김 전 시장 동생 사건과 관련해 현직 경찰관이 근무했던 울산경찰 지능범죄수사대와 112종합상황실에서 압수수색을 벌인 것에 대해 "분노감이 치밀어 오른다"며 검찰을 향해 각을 세웠다.


검찰 압수수색에 대해 황 청장은 고래고기 불법 유통사건의 검찰 비협조로 실체 규명이 어려웠던 점을 비교하며 "그런 기준이라면 경찰의 고래고기 환부사건 수사과정에서 울산지검은 몇차례 압수수색되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당시 경찰은 기관에 대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주고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NHG_7257.jpg

2017년 9월 해양 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고래 고기를 되돌려준 울산지검 검사를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포레스트 DB ⓒ forest-news



고래고기 불법 유통 사건은 2017년 4월 경찰이 멸종위기종인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한 일당 24명을 검거하고 북구의 한 냉동창고에 보관 중이던 밍크고래 고기 27톤(시가 40억원 상당)을 압수했으나 검찰이 약 한 달만에 피고인 신분인 유통업자에게 21톤을 되돌려준 사건으로 경찰이 위법성이 있는지를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 재수사 과정에서 당시 이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 A씨가 고래고기를 돌려받기 위해 유통업자들에게 반복적으로 거짓 진술을 강요하고 피의자들끼리 서로 말을 맞춘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A씨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피의자가 법정이 아닌 수사기관에 거짓말을 한 것은 처벌할 현행법이 없고 고래유통증명서를 근거로 고래고기를 돌려준 것이 아니라는 이유를 밝히며 영장을 기각했다. 


황운하 청장은 2017년 11월 대전지방경찰청 이임 하루전까지도 "새 청장으로 바뀌더라도 수사가 이유 없이 무산되거나 하는 변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고래고기 불법 유통 사건 대신 김기현 측근 비리에 대한 경찰 수사의 책임론만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