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볼 수도, 또 아닐 수도 있다

이윤기 기자

Purple Atlas, Lacquer, Dust, Glitter, Mixed Media and Acrylic on canvas, 160x130cm, 2014.jpg

Purple Atlas, Lacquer, Dust, Glitter, Mixed Media and Acrylic on canvas, 160x130cm, 2014.(조현화랑 제공)



“그렇게 볼 수도, 또 아닐 수도 있다”


캔버스 안 그의 작품은 불꽃처럼 솟아오르는 꽃송이로 보였다가 미세 현미경을 통해 바라보는 미생물의 세계로도 보인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티에리 푀즈(Thierry Feuz)는 자연을 닮은 모습을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형태, 화려한 색채, 그리고 과학적 상상력을 통해 캔버스에 담아낸다.


낯선 빛으로 가득한 캔버스 안 풍경이 마치 불꽃처럼 솟아오르는 꽃송이들인지, 미세 현미경을 통해 바라보는 미생물의 세계인지, 혹은 이름을 알 수 없는 별들로 가득한 은하계의 모습인지 작가는 분명히 정의하지 않는다.


다만 캔버스 위 색채의 향연을 통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무엇인가를 경험하는 듯한 시각적 유희를 안겨준다. 


이러한 자유롭고 역동적인 패턴과 색채가 주는 표현력은 전통적인 그리기의 회화와는 다른 작가만의 실험적인 작업 방식에서부터 연유한다.


그는 캔버스를 눕힌 상태에서 바탕색을 완성한 후 채 마르지 않은 물감 위에 다른 색의 물감을 붓고, 손, 빗, 칼, 나무막대, 스프레이 혹은 에어브러시와 같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여 ‘휘젓거나, 흩뿌리는’ 형태를 만들어나간다. 


또한, 공업용 도료인 래커(Lacquer)를 사용해 특유의 광택을 더함으로써 화려한 색감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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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strat Mauritius, Ceramic, Glass, Mixed Media, Glitter, Zirkon, Lacquer, 110x100x100cm, 2013.(조현화랑 제공)



이러한 작업스타일은 수정이 불가능하기에 시작부터 완성까지 고도의 집중력과 표현력을 필요로 한다. 음악을 연주하듯이, 온전히 작가의 손 끝 리듬을 타고 태어난 그림은 초자연적 생명력을 전해준다. 


티에리 푀즈는 'Silver Atlas II', 'Silent Winds Arcadia', 'Instant Karma', 'Crystal Atlas Panorama'와 'Atlas', 'Perfect Night', 'Andromeda' 같이 공상적 제목을 가진 시리즈들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가진다.


서로가 서로의 마이크로 혹은 매크로한 세계인 듯 이 독립적인 시리즈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며 보는 이에게 춤을 추는 듯한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 한다.


반면 'Technicolor'는 자유로운 리듬을 가진 다른 시리즈들과는 달리 절제된 수평선을 담아낸다. 하지만 이 또한 수많은 색채의 톤을 선사하며 우주 속 빛의 스펙트럼을 경험하게 한다.





티에리 푀즈(Thierry Feuz,1968~)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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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비엔나 예술 특유의 화려함을 회화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것으로 주목 받고 있는 작가이다. 스위스 제네바와 독일 베를린 예술 대학에서 수학해 현재 제네바와 비엔나를 오가며 작업 중이다. 그는 지난 수년 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30여 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열며 회화 뿐 아니라 조각 등 다양한 작품으로 꾸준히 작업을 선보이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제네바 KBL, 뉴욕 JP Morgan 등 다수의 기업과 개인 컬렉션에 소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