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화 작가의 '休-여느날'...'초록초록한' 소나무를 그리다

이윤기 기자

'休' 시리즈의 변곡점...세상 밖으로 나온 '오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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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 인근 사림동에 위치한 신미화 작가 작업실 '그리다'. ⓒ forest-news



"육아때문에 바빠서 뭔가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그럴 때 마다 조금씩 아파요."


"그냥 현석이 엄마였으면 좋겠다"고 말해 몇 번을 주저앉히다가도 또 호소를 하면 "그래"라고 끄덕이는 일곱 살 현석이를 뒤로 하고 힘겹게 작업실로 향한다.


그렇게 어르고 달래서 아이를 재우고 나면 하루 2시간 작업실에서 쪽잠으로 버티며 의자와 소나무를 번갈아 응시하며 작품을 위한 긴 호흡에 들어간다.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창원성산아트홀 3전시실에서 열린 신미화 작가의 '休-여느날'은 1년여 간의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세상 밖으로 나왔다.


작가는 줄곧 집 안에 비치된 의자를 오브제로 작품을 내오다 이번에는 문 밖으로 나와 '초록초록한' 소나무도 함께 등장시켰다.


신 작가는 25일 포레스트와 인터뷰에서 "어릴 적부터 도청 팔각정 앞에 있는 소나무를 보고 한 번 그려봐야지 했던 기억이 있었다"며 "이후로도 꾸준히 사진으로 스케치하다 결국 지난해 겨울부터 내 의자와 소나무가 한 쌍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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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에 채색, 석채, 70×135cm, 2019 신미화 작가의 '休-여느날'ⓒ forest-news



첫 소나무를 넣어 완성된 작품은 경남도청 갤러리 개관전에 전시됐고 그의 작품은 도청뿐만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과 창원문화재단 등에도 소장돼 있다.


작가는 2011년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첫 '休' 전시를 시작으로 같은 해 '작은이야기', '여유'(2016), '잠시'(2017), '여느날'로 이어졌다.


신 작가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소나무를 비롯한 대나무, 오동나무 등을 믹스해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이전 작품에는 방 안에서만 머물다 이제는 현실 밖으로 나오게 됐다"며 "진짜 문을 만들어서 한지도 배접하고 나무도 잘라 붙여서 실제 창호 문처럼 작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면 현실이 보인다. 초록초록한 소나무도 감상하면서 주변을 한 번 둘러보라는 것"이라며 "대부분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그림을 보면 쉬고 싶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작가 역시 긴 호흡으로 "쉬고 싶다"고 말했다. "자기 마음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것이 그림이다"고 알려준 그가 지금 가장 갖고 싶은 마음이 바로 '쉬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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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성산아트홀 3전시실에서 열린 신미화 작가의 '休-여느날'. 포레스트 DBⓒ forest-news



작가는 이번 전시에 조금 욕심을 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간 이후 이런 규모의 전시는 부담스럽다. 이번 전시를 하는 내내 아이가 찾아와 엄마를 도왔다. 신 작가의 전시관에 들어선 현석이의 첫 반응은 "우와 많다", 그리고 "엄마 고생했어"였다.


아이의 반응을 이야기 하는 동안 작가의 입가에는 '休-여느날'의 소나무처럼 '초록초록한' 웃음이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