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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예술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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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Zimmermann.(조현화랑 제공)



독일작가 피터 짐머만(Peter Zimmermann)의 작품세계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나는데, 1980년도 중반부터 1990년도 초반의 초기 작품은 무엇보다도 커버와 가상이 콘셉트로 두드러진 작업이다.


1980년대에 명작들과 카탈로그의 작품들을 개념화한 컬렉션의 표지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 컬렉션은 ‘예술은 예술로 변한다’ 는 논리로 흥미를 끌었다.

 

반면에 1990년도 중반부터 생성된 ‘Blob paintings’는 회화적 모티브의 매체화와 리믹스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작업의 핵심은 기본적으로 회화의 구성이다. 이 작업은 포토그래퍼가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재료를 찾고 대상을 추상화한 다음 포토샵을 통해 만들어졌다.


에어브러쉬를 사용해 캔버스에 이미지를 옮기고 조심스럽게 이미지 위에 에폭시를 덮어주는 방식으로 추상적이고 다양한 질감을 나타낸다. 작품은 단순히 장식으로 일축될 수 있지만, 다른 재료와 합쳐져 더 시선을 끈다.

 

피터 짐머만의 작업 콘셉트는 컴퓨터 기술을 통해 디지털로 구성된다. 반면, 그 ‘실행’은 어떤 도구를 통해서가 아니라 캔버스에 직접 색칠을 하는 화가의 손을 통해 이뤄진다.


완성된 작품의 표면은 반짝이는 매끈함과 빛나는 색채라는 감각적인 물질성을 갖게 되며 이로 인해 이 회화의 콘셉트가 컴퓨터로 제작된 것임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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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Zimmermann, Stones, 2010, Epoxy resin on Canvas, 200x300cm.(조현화랑 제공)



회화 작업의 농축적인 색감과 층층이 겹쳐진 부조적 성격은 디지털 매체로는 이룰 수 없는 특성이다.

 

작업의 제작과정에서 컴퓨터 기술은 오로지 회화를 돕는 것으로만 사용되었고 이 회화들은 컴퓨터로 생성된 디지털 이미지의 모티브를 캔버스에 옮기는 과정을 통해 가상화되면서 잃었던 측면들을 도로 갖게 된다.


완성된 작품은 사진이나, 영화, 비디오예술과 비교해서 봤을 때 미디어 예술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작품은 고유한 회화적 가치를 생산해낸다.


물질성, 그것은 회화와 미디어 매체 이미지를 결정짓는 요인이다. 만지고 싶을 만큼 감각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는 작품에 대해 피터 짐머만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반짝임은 회화에 대한 의견에 가깝다. 유화, 그리고 강한 붓질의 반 고흐 스타일은 내가 연관되고 싶지 않았던 '클리셰(Cliché, 진부한 생각)'이다. 이러한 표면을 발견했을 때, 나는 이것이 오늘날과 같이 미디어 지배적인 시대에 회화가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좋은 의견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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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Zimmermann.(조현화랑 제공)



작가는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전통적인 회화적 콘셉트들을 해체하고 시각적 관습에 따라 형성된 문화적 의미의 힘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그것은 커버 버젼, 샘플링, 리믹싱 등의 다양한 시뮬레이션 기술을 이용해 그가 그림에 실현시키는 속임의 미학이다.


시각의 매체화는 컴퓨터의 방식과 기술을 따른 것이다. 화려하고 감각적인 회화 표면의 물질성은 이것이 회화의 생산품임을, 유니크함의 표본임을 느끼게 한다. 그림은 매혹적이고 반짝이는 하나의 사건으로서 그 우연적인 순간은 스스로 모더니티의 패러다임을 선보인다.

 

작가는 지난 2013년 조현화랑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가졌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에 이어 두 번째 전시로 2003년부터 최근까지 작업한 회화 24점이 소개돼 화이트 공간에 감각적이고 화려한 색채의 작품들로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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