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1 09:37

[콘터가 간다] 유튜브 영상 1억뷰 에그박사 “키워드 선점이 우선”

캐리언니 ‘완구’ 대신 ‘자연생물’로 모티브...예능형 자연교육 콘텐츠

이윤기 기자

<편집자주> 1인 유튜버와 SNS를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켓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CT(Culture Technology, 문화기술) 콘텐츠 분야가 혁신성장 시대의 주력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레스트는 여기에 발맞춰 새로운 CT 콘텐츠 확장을 위한 '콘에이터'(contents+creator, 콘텐츠 창작자)를 대상으로 그들의 환경과 경험치를 기록한 '콘터(contents+hunter)가 간다' 편으로 연재해 독자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너 유튜브 에그박사 아니?"

"응, 여섯 살 때 패스."

 

일곱 살의 딸은 이미 1년 전 섭렵한 채널이라고 에그박사를 등한시했다. 

"아빠가 어제 에그박사 직접 봤어”라고 말하자 아이가 급관심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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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에그박사' 김경윤(왼쪽)·양찬형씨. 포레스트 ⓒ forest-news 이윤기 기자




"정말 에그박사 만났어?"

"그럼 사진도 찍었어.”

 

정작 사진을 보여주자 사인은 왜 안 받아왔냐고 울상이다. 그 모습은 미꾸라지를 앞에 두고도 입만 벙긋하는 픽시프록의 표정과 흡사했다.

 

아이는 다시 티브이 음성 인식 마이크로 에그박사를 불렀다. 동네 앞 놀이터에서 발견한 두꺼비귀신(?), 뜰채로 토종 해마를 잡는 에그박사. 여섯 살 때 이미 봤던 그 영상, 그러니까 1년 전의 그 내용을 다시 봐도 딸은 또 자지러진다.

 

캐리언니와 샌드박스의 도티처럼 ‘키즈 콘텐츠’를 다루는 그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을 함께 찍지도, 사인을 받지도 못했으나 '에그박사' 팀의 김경윤·양찬형씨를 만나 유튜브 창작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에그박사' 구성원은 부산 출신으로 모두 1988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다. 이날 김 박사(김경민씨)는 예비군 훈련 소집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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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개 영상 1일 평균 35만뷰, 전체 1억뷰 넘어

 

'에그박사'는 2017년 2월 곤충 채집을 주제로 채널을 개설해 500여개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 현재 구독자 27만명으로 1일 평균 35만 뷰의 조회 수에 영상 전체로는 1억 뷰가 넘는다.

 

콘텐츠 기획과 진행을 맡고 있는 에그박사(경윤씨)는 “조회 수에 비해 구독자가 많지 않은 것은 어린이 친구들이 보는 것에만 몰두해 구독에는 관심이 없다(웃음)”면서 “간혹 100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조회 수 1만도 안 되는 영상 콘텐츠가 대부분인 깡통 채널을 보유한 경우도 더러 있다. 사람들이 안 보기 시작하면 인기 유튜버도 한 순간에 사라지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조회 수가 높은 채널이 경쟁력의 우위에 선다”고 강조했다.

 

신문방송과를 전공해 뮤직비디오 촬영 등 프로덕션 일을 한 경험으로 기획과 영상편집을 맡고 있는 양 박사(찬형씨)는 “2016년부터 1년간 기획단계에서부터 시작해 실제로 채널 운영 3년차를 보내고 있다. 최초 일주일에 4개의 영상을 업로드 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 약속을 깬 적이 없다”고 말했다.

 

양 박사는 “2017년 첫 해 업로드를 시작하고 6개월 동안 조회 수를 100회 정도 찍으면 많이 나온 경우였다. 무엇보다 조회 수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영상 콘텐츠를 올리는 것에 집중했다”며 “유튜브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은 꾸준한 성실함”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는 최근 1년간 전체 시청 시간이 4000시간 이상이고 1000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에 한해 유튜버와 유튜브 55:45로 수익을 나누고 있다. 조회 수 수익은 1000회당 1달러 수준으로 광고수익은 1회 클릭 시 20∼30원 정도를 챙길 수 있다.

 

유튜브를 통해 얻는 수익에 대해 에그박사는 “곤충이 없는 겨울에는 비수기이다.(웃음) 이런 점을 감안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는 아니다”면서도 “일반 회사원들이 받는 평균 급여보다는 조금 더 높은 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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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 구독자 ‘캐리언니’ 주목...새로운 키워드 선점해야

 

과거 영상 플랫폼이 유튜브로 옮겨가는 시점에 에그박사는 ‘캐리언니’를 주목했다.

 

전세계 110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캐리언니’(캐리소프트)는 혁신적 기업이 자본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사업모델 특례 제도’에 의해 지난달 29일 코스닥 시장에 정식 상장됐다.


에그박사는 기존 영상 콘텐츠에 없는 새로운 ‘키워드’ 선점을 위해 매회 아이들의 완구를 소개하는 ‘캐리언니’를 모티브로 채널 기획을 준비했다. 캐리언니의 손에 쥔 ’장난감’을 ‘자연생물’로 대체해 곤충 채집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응용생물학과를 전공하면서 ‘곤충박사’로 불렸던 김 박사의 역할도 콘텐츠에 대한 확신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후 이들은 개구리의 한 해 성장 과정을 끈질기게 추적해(?) 영상 콘텐츠로 제작했고 동화 속에만 있던 토끼와 거북이 달리기 경주도 실제 실험으로 재현해냈다.

 

이들의 달리기 경주에 대해 에그박사는 “결국 1대1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토끼는 너무나 산만했고 거북이는 바나나만 갖다 대면 미친 듯이 달렸다”고 평가했다.

 

에그박사는 “채널 개설이후 100여 편을 제작한 뒤 결국 콘텐츠 확장을 위해 곤충에서 자연으로 키워드 설정을 변경하게 됐다”며 “콘텐츠의 한계를 느끼는 2~3년차 크리에이터들이 겪는 흔한 고민이다. 다행히 우리는 머리가 셋이라서 스토리텔링이 꾸준하게 잘 되고 있다”고 전했다.

 

콘텐츠 기획 단계에 대해서도 에그박사는 “짜여 진 대본 없이 대부분 즉흥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평소 좋은 콘텐츠를 보게 되면 팀 단체카톡을 통해 공유하고 이와 관련해 서로 공감하게 되면 그 즉시 촬영에 들어가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에그박사는 “무엇보다 멀리 내다보고 교육용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영상 퀄리티에 집중을 했다”며 “그 결과 영상 지원사업으로 애니메이션 제작과 올해 연말에는 책으로도 출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온라인 맘카페나 부모들의 SNS를 통해 전파되는 아이들의 이야기들에 대해 더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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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에그박사' 김경윤(왼쪽)·양찬형씨. 포레스트 ⓒ forest-news 이윤기 기자



그는 “우리 아이가 에그박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이야기를 부모들에게 종종 전해 들으며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낀다”며 “아이들에게 더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튜브를 준비 중이거나 그와 같은 일을 실행하고 있는 수많은 크리에이터에 대해서도 “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면 결국 싫어지고 지치기 마련”이라며 “꾸준히 이어가려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전문적인 분야의 콘텐츠이거나 스스로가 재밌어 하고 좋아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